미국여행기 6 : American rule 과 downtown
텍사스는 멕시코와 가까운 편이기 때문에 멕시코 음식이 미국 내에서도 더 발달한 주다. 브리또와 살사소스를 곁들인 해쉬브라운 그리고 후식으로 와플.
지인이 America 1st rule이라면서 차가 많이 주차해 있는 음식점은 언제나 맛있는 집이라는 자신의 법칙을 증명하기 위해서 소개해준 가게였다. 비싸고 고급진 식당은 아니지만 대중적인 흔한 아침을 미국의 일상 속에서 맛볼 수 있는 멋진 가게였다. 신문을 읽으면서 커피를 마시고 가볍게 아침을 먹으며 TV를 보는 모습이 퍽 미국스러웠다고 느꼈다. (물론 그 와중에 내 아침은 꽤 무거웠다) 아! 음식의 맛은 압도적이었다.
우리는 아침을 먹으며 팁과 웨이터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미국의 음식점에서는 종업원에게 주는 급여가 생각보다 많은 편은 아니라고 한다. 대신 팁으로 받는 금액을 종업원이 가져가기 때문에 임금의 부족한 부분을 적절하게 상쇄해준다고 한다. (때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도 있다고) 아마도 종업원에게 팁을 생각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제공하길 바라는 심리적인 이유에 시작된 것이 아닐까 한다.
미국 종업원들은 명찰을 차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지인은 상대를 종업원으로 부르기보다는 이름표에 있는 이름으로 부름으로서 같은 눈높이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훨씬 쉬워진다고 말했다. 일종의 인간관계론에 대한 이야기었을텐데, 우리의 이야기는 꽤나 인문학적이었군?
육포를 사기위해 육포가게에 왔다. 육포만 파는 가게가 있다는 데에 우선 놀랐고 2대째 직접 사냥을 하거나 고기를 구해와서 만드는 역사와 전통을 듣고 더욱 놀랐다. 이렇게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육포들을 시식해볼 수 있었는데 사슴, 소로 시작해서 다양한 고기를 다양한 훈연에 구운 맛들이 났다.
미국의 육포는 향도 맛도 엄청나게 훌륭하다. 한국의 안주용 육포로 비길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나는 육포를 뺨을 때려도 넙죽 엎드려서 절을 했을거다.
랜드마크 같은 다리를 넘어가는 중에 한장.
다리를 넘으면 나오는 동네는 우리가 흔히 '할렘가'처럼 생각하는 동네에 가까운 곳이었다. 내 여행을 도와주었던 지인은 내게 미국의 밝고 멋진 모습만을 보여주기보다는 다양한 문화를 보여주고 싶어했던 것 같다. 당장 총기를 난사하고 돈을 뜯는 정도의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집들이 대단히 을씨년스러웠고 핫도그를 파는 길가의 가게 담벼락에 그려진 그래피티들이 새삼 이곳이 땅덩이 좁고 공권력이 육지 끝까지 영향을 미치는 극동의 조그마한 분단국가는 아님을 깨우치게 해 주었다.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집의 자물쇠를 잡아 흔들어보는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와서 조금 흠칫 했다.
재활용품이나 건축과 관련된 자재, 차량과 관련된 부품을 파는 가게가 있어서 내려구경하였다. (우린 아직 분위기가 뒤숭숭한 동네 안이었다!) 다시 차에 타기전에 한 흑인이 돈을 몇 푼만 달라고 하면서 쫓아왔었기에 조금 뜨악했다. 별 문제가 있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동네 분위기에 따라서 흔하고도 여행객에게 있어서는 겁나는 경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다리를 넘어 다운타운으로.
다리를 경계에 두고 극심한 동네의 분위기나 빈부격차가 느껴졌기에 다리가 꼭 담벼락처럼 느껴졌다. 다행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운타운 상권이 점점 커지면서 다리 반대편쪽의 슬럼가도 개발의 기운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이 사진은 앞에 가고 있는 차가 미국에서 유독 많이 보여서 찍었던 것 같다. 트럭이라고 부르면 미국인들은 보통 저런 차를 떠올린다고 했던 것 같다. 미국은 보트나 사냥과 같은 스포츠도 잘 발달했고 이래저래 차량 뒤에 짐을 넉넉하게 실어야 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트럭을 한대씩 가지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고 했다.
다리 반대편에서 건너와 퍼져나가는 번화가는 이런 식의 가게들이었다. 값비싸보이는 케이크나 식당가들이 있었다. 간단하게 차와 함께 난과 같은 밀가루 음식에 카레 비슷한 것을 먹었다. 묘하게 인도음식은 아닌 느낌이고 인도-서아시아에 걸쳐지는 맛에 가깝다고 혼자 생각했다.
마트특집. 어려서부터 장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인지 제이미 올리버를 보면서 홈쿠킹의 꿈을 키웠기 때문인지 나는 식재료가 풍부한 마트에 가면 지금도 눈알이 튀어나온다. 그리고 미국의 마트는 거의 내게 있어 천국이었다.
해외요리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재료의 한계점을 아시아적인 고추장 간장으로는 극복할 수 없기에 땅을 치는 일이 많은데 미국의 마트를 구경하고 있자면 자연히 재료의 선택이 이해가 된다. 정말 버너와 정원과 풍부한 식재료로 망하더라도 즐겁게 홈쿠킹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종류의 토마토를 팔고 있는 것도, 치즈를 종류별로 엄청나게 구비해 놓은 것도, 올리브유의 종류들도 모두 흥미로웠다.
이쪽 지인의 집에도 멍멍이가 있었는데 래브라도 리트리버였다.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몹시 호기심 많고 온순하기보다는! 엄청나게 활달하고 기운넘치는 그래도 착한 멍멍이였다. 꼬리가 3 진동수로 엄청나게 흔들리면서 나를 환영해주었다. 공을 던지면 냅다 물어다가 내놓으라고 하면 내 앞에다 던져놓는 그런 똘똘한 녀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