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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코스트코. 미국하면 역시 코스트코! 할정도로 물건을 팡팡 쌓아놓고 팔고 있었고 쌓아놓고 판다는 것 외에도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식재료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서 정말로 정신이 다 빠져나갔었다. (나는 마트구경을 정말 좋아한다)
그와중에 한국에서도 못 먹어본 ZICO 코코넛 음료수가 있어서 찍어봤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중에 귀국해서 편의점에서 사먹어봤는데 충격적일 정도로 맛이 없었어서 그 때 미국에서 사마시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즉석조리식품의 천국이었다. 이런건 레토르토나 즉석조리로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메뉴도 다 있었다. 그리고 정말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사가더라. 가격대는 너무 저렴하지도 비싸지도 않은 보통이었던 것 같은데 양이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가성비'는 훌륭했던 것 같다.
고기는 어처구니없이 저렴했고 부위별로 터무니없이 많이 내놓고 팔고 있었다. 보통 내가 장을 보면 채 한근이 안되게 반근주세요, 몇백그람 주세요 정도로 한번 식재료에 맞춰서 사는 경우도 많은데. 너무 단순하고 이차원적인 감상일지도 모르지만 크고 푸짐했다.
주류코너가 보이길래 찍었다. 술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친구따라 주워들은 맥주에 대한 이야기들과 어른들로부터 귓동냥으로 배운 전통주에 대한 이야기들이 조금. 병들이 누군가의 손을 기다리는 것 처럼 쇼윈도 앞에 사열해서 반짝반짝 늘어선 장면처럼 멋져보였기에 찍었다.
아 스미노프! 하고 아는척을 해본다. (딱 한번 마셔본 기억이 있다. 사이다를 왕창 넣으면 맛있는 술이다)
코스트코는 보통 이런식이다. 물류창고의 인상을 준다. 저 위의 높은 물건은 어떻게 꺼낼까? 더불어서 저 위쪽의 물건을 사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
파티를 한다고 해서 집주인의 가까운 친인척이나 이웃들이 찾아오고 새로운 멍멍이도 왔다. 웰시코기다!! 이렇게 가까이서 직접보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웰시코기는 소형견이 아니었다! 생각보다 무게도 꽤나 나갔고 생각보다 호기심 넘치고 활달했다. 나이들어서 쉬려고 하는 커다란 개 주변에서 자꾸 빙글빙글 돌았기에 큰 개는 낑낑거리고 으르렁거렸다.
파티...가 아니라 저녁 식전에 간단하게 다과처럼 먹으려고 치즈와 타코 나쵸 소스따위의 것들. 조금 주워먹다보니까 배가 불러지기 시작했다. 아니 이게 메인이 아니라고? 이거랑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면 식사를 건너뛸 수 있을 정도 같은데...
대충 이런 두께의 고기를
이렇게 구워서
이렇게 먹었다. 먹느냐고 좀 늦게 찍은 것이 아쉽다. 스테이크, 구운 옥수수, 감자의 콤보는 미국에서의 저녁의 정석에 해당한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위의 불판사진은 가정용 버너인데 미국식 가정집에는 저런 버너가 대부분 하나씩은 있다. 사놓고 방치해두는 경우가 많을 것 같은도구인 것 같은데 문화차이인지 생각보다는 종종 쓰는 것 같다. 고기가 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 맛있었는데 식전에 이미 먹을 것을 많이 먹어둔 것이 아쉬웠다.
반쯤 앉아있지만 뒷다리를 냅다 뻗고 반쯤은 퍼져있는 모습이 귀여워서 찍었다. 슈뢰딩거의 웰시코기군 그래? 이 웰시코기는 앉은 것도 아니고 누운것도 아니다.
많이 먹어서 배부르다면서 꾸역꾸역 또 과자킬러답게 과자를 주워먹었다. 쉴새없이 먹었던 것은 돌이켜봐도 맞는 것 같다. 살찌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애리조나 창밖의 풍경을 찍어봤다. 정말 길게 늘어진 2차선 도로에 선인장이 놓인 바깥 풍경. 간간히 주유소와 함께 모여있는 상가가 보였다. 재미있는 것은 그냥 길을 가다가 나오는 주유소에 스타벅스가 붙어있었다는 점? 우리나라에서 국도 주변에서 식당 옆에 프랜차이즈 카페가 붙어있었다면 한없이 어색하고 신기했을텐데, 미국이라 그런가하고 넘어갔다.
설경으로 바탕이 바뀌어서 찍어봤다. 저 멀리에 눈덮인 산이 보였다. 왠지 나무들이 빼곡히 솟아올라 침엽수림이 어쩌구 툰드라가 어쩌구 하는 중학생 때 배운 내용들이 생각났다. 물론 미국은 툰드라 기후에 속할리가 없겠지만. 지역마다의 생태라는 것은 신비롭다는 생각을 했다.
지나가다가 보이는 흔한 숙소들과 화물열차가 보이길래 한장.
지평선으로 길게 늘어진 도로가 멋져보여서 한장 찍었다. 천국으로 가는 차는 도요타였다.
갑자기 초원지대처럼 나무가 사라지면서 풀의 높이가 낮아져서 역시나 찍어봤다.
목적지였던 그랜드캐년에 거의 당도해서 맥도날드-그랜드캐년지점에 도착했다. 사실 까마귀를 찍은 것인데 그랜드캐년 동네에 까마귀가 흔했다. 사진으로 보면 그렇게 드러나지 않지만 크기가 생각보다 어마어마 했고 날개를 펴서 도약하는 것도 무거운 느낌이 있었다. 영리하다는 선입견도 있고 울음소리가 깊게 울려서 나는 까마귀를 좋아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흉조로 여겨지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까치가 반가운 손님을 상기시키는 길조처럼 여겨지는데 의외로 깨었다가 선잠이 든 새벽녘에 들어보면 까치의 울음소리는 잠을 확 깨우도록 날카롭게 귀를 파고든다.
게다가 까치의 울음은 보통 내가 싫어하는 반복적인 형태를 띄는 경우가 많아서 잠결에 속으로 꽤 신경질이 날때가 있다. 까마귀의 울음소리처럼 아련한 느낌이 드는 소리들이 좋다. 꿈결에서 들리는 느낌이니 말이다. 같은 이유에서 나는 커다란 강아지들의 낮은 울음소리를 좋아한다. 마치 그것이 지난 새벽에 들었던 항구도시의 뱃고동소리처럼 다가왔다가 아침이 되면 기억속에서 멀어져갈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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