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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방랑자 (16)
일본여행기2 : 환상수첩

세번째 날의 아침이 밝았다. K군이 지난밤 급작스럽게 교토에 가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교토는 오사카에서 지하철로 1시간 내외의 비교적 가까운 거리였기에 나는 흔쾌히 어울렸다. 당연히 교토의 절간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었던 우리는 우동맛집으로 일본 내에서도 유명한 곳을 뒤져서 찾았고 오전 10시에 가서 3시간 대기표를 받았다는 무시무시한 후기들을 읽으며 잠이 들었다.그런데 눈을뜨니 9시였다.K군과 교대로 휙휙 한손에 샴푸 한손에 물을 묻혀서 머리에 챱챱하고 두들기듯 허겁지겁 씻고 일본의 아침공기를 맞으며 나왔다. 조금 배가 고팠지만 곧 먹게될 우동과 튀김요리를 상상하며 지하철에 올랐다. 교토는 우리가 탔던 지하철의 종점이었고 역사는 도심지의 풍경으로 우리를 맞이했지만 공기에서는 산동네의 향이 났다. 버스까..

안개의방랑자 2018. 12. 27. 15:08
일본여행기1 : 사진 속 허점

시험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K군과 작당모의를 해서 일본 오사카로 여행길에 올랐다. 본과 3학년의 시험은 내신이라고 부를만한 이론을 제외하고도 실습이나 술기에 해당되는 과목 역시 포함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며 내신-실기 사이에 일주일 정도의 시험간격이 있다는 것을 알았던 우리는 부리나케 비행기 표와 숙소 예약을 움켜쥐었고 운이 좋게도 크리스마스-신년으로 이어지는 여행의 최대 성수기 직전, 태풍의 눈처럼 고요할 시기에 공항을 밟을 수 있었다. 시험을 마친 바로 다음날 정신없이 공항으로 뛰어왔기 때문에 놓고 온 물건이 엄청나게 많았고 며칠 정도 입을 옷가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현지조달했다. 그 와중에 K군은 꼼꼼하게 준비를 해왔지만. 간사이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했을 시간이 이미 저..

안개의방랑자 2018. 12. 25. 03:04
서울시립미술관 - 밤을 문 뱀

#1본과3학년이 된 다음 나는 부쩍 아무런 일이 없이 본가에 내려가지 않고 육첩방을 뒹구는 날이면 아침일찍부터 초조함에 이불 속을 뒤척이곤 한다. 나의 시간이 아낌없이 티브이 속의 쇼처럼 허비되는 것이 아깝기 그지없다. 그런 생각이 드는 날이면 나는 구도자 K군을 불러서 허영심과 센티멘탈리즘에 빠져 저기 번화가에 나가 아-점을 먹고 오거나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노닐곤 했다. 요즘말로 갬성이라고 한다고 동생이 킥킥거리면서 알려줬다. 여러명의 K군이 나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지만 그게 무슨상관인가. 어쨌든 K군이 성찰의 회랑 앞에서 혼자의 시간을 필요로 할 때, 나 또한 혼자의 주말을 보내는 일도 많다. 그럴때면 나는 으레 서울의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겨 지하철을 환승하여 가곤한다.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술에..

안개의방랑자 2018. 10. 8. 22:06
일본여행기4 : 나비의 꿈

아침해가 밝아와 모처럼만의 조식을 먹으러 왔다. 후쿠오카에서 3명이 지냈던 비지니스 호텔의 조식이 꽤 괜찮다는 평이 많았는데 수술과에 속한 K군과 나는 6시도 안됐을 꼭두새벽부터 준비를 하고 서둘러 나가야 했기 때문에 일주일 내내 조식의 향도 맡지 못했다. 맥도날드에서 머핀과 시럽을 듬뿍 넣은 커피를 마시며 '음 일본 직장인의 현실'하면서 발걸음을 분주히 했던 것이 기억난다. 어쨌든 호캉스기분이 날만큼 조식은 맛있었고 밥과 국이 있는 아침에 환상이 있던 내게 있어서 일본식 조식은 대단히 훌륭했다. 생각보다 밥도 많이주고 반찬도 많이 주었기에 호화로웠고 든든했다. 스쿠버다이빙을 마친 뒤 K형이 밥을 든든히 먹어두지 않았으면 다이빙하고 나서 쓰러졌을거라고 고백했다. (K군이 후쿠오카에서 웃통을 벗고 해수욕을..

안개의방랑자 2018. 8. 13. 21:14
일본여행기3 : 구름과 손잡고 저무는 태양

오키나와까지의 비행이 제법 시간이 걸렸기에 섬이 일본 본토에서도 먼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서울-후쿠오카의 거리보다 후쿠오카-오키나와의 거리가 훨씬 더 멀다) K군은 후쿠오카에서 다른 친구와 합류해 남은 일정을 보내기로 되어 있었기에 오키나와의 일정은 K형과 계속된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생겼다. 바로 태풍. 오늘도 지구촌세계가 불타오르는 이상기후가 계속 되고 있는 것처럼 일본의 날씨도 7월 초부터 요상했다. 7월 태풍이 오키나와를 치고 가는 경우는 드문데 하필 아귀가 딱 맞아 우리가 오키나와에 머무는 한 중간에 태풍이 섬을 직격하기로 예보가 떴다.K형과 기상학자 마냥 태풍을 찾아보고, 대만, 일본, 한국의 기상청을 동시에 띄워놓고 4시간마다 실시간 브리핑을 서로 하면서 비행기표를 바꿀까,..

안개의방랑자 2018. 8. 6. 21:53
일본여행기2 : 비와 함께 가다

정리하면서 깨달았는데 이번 여행은 정말 사진을 무척이나 안찍었다. 가장 후회스러운 것 중 하나가 되었지만 어쩔 수 없지. 과거를 곱씹기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 일화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사진을 하루의 몇 번쯤 나누어서 찍어나갔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했다. 어쨌든, 안에 들어와서 본 병원의 풍경도 한 장. 우리가 후쿠오카에 가있는 월-금요일 중 이틀정도는 하루 종일 비가 왔다. 일본 열도 전체에 걸쳐서 기록적인 폭우가 왔던 시기가 내가 후쿠오카에 있을 때 였다. 어느 지역인가는 정말 1000mm의 비가 며칠만에 쏟아져 마을이 물에 잠기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가 머무는 지역구엔 그 정도로 많은 비가 오지는 않았지만 지하철의 탈선이 발생해서 교통에는 조금 지장이 있었다. 아침에 지하철을 탔는데 30분 동안 출..

안개의방랑자 2018. 7. 21. 20:57
일본여행기1 : 기상예보엔 착오가 따른다

갑자기 뿅하고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했다.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고 사실 작년부터 줄곧 동기인 K군, K형과 줄곧 일본의과대학과의 교류를 노래노래 불러왔는데 운이 좋아 이번 여름에 다녀올 기회를 얻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운이 좋았다. 우리를 받아줄 이유가 1도 없었는데. 후쿠오카 공항은 국제선을 이용할 경우에 버스를 타고 공항 지하철역에 내려서 공항노선을 또 타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한다. 셋이서 여행을 가니 느낀 첫번째는 일행이 있다보니 사진을 좀 덜 찍게 된다는 점. 먹을 것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혼자 다닐 때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리면서 동네 구석구석을 다 훑어보는 여유는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어쩌면 일주일 내내 여행보다는 실습에 가깝게 병원을 나갔기 때문일수도 있겠다. 도착한 첫날부터 나름 ..

안개의방랑자 2018. 7. 16. 18:12
미국여행기 8 : So long USA

여행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사진을 찍는 것에 조금 안일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많은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비슷한 일상을 계속하면서 여행이 지지부진 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내 특유의 룸펜기질이 나를 밖으로 나가지 않게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를 맡아 돌보았던 지인들의 입장에서는 극동에서 날라온 지극히도 shy한 학생으로 보였음에 틀림이 없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이 가장 아쉽다. 더 부딫치고 더 굴러볼걸. 어차피 기억의 과정에 미화가 포함된다면 말이다. 지중해식? 터키식? 그 중간쯤되는 어느 지역의 해산물과 채소가 빵과 어우러지는 식당. 상당히 까다로운 입맛을 가지고 있는 지인중의 한 사람도 인정하는 식당이라고 했다. 아쉽게도 역시나 식당의 상호명은 알지 못한다. 뷔페식이었기에 굉장히 훌륭..

안개의방랑자 2018. 2. 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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