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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오케스트라축제-한예종

#1 학교 밖으로의 일탈을 꿈꾸던 김군과 몇 주나 계속 이야기했던 음악회를 갔다. 막상 행동으로 옮기는 데에 한 학기가 꺾일 만큼의 시간이 걸렸던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나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나는 음악에 대해서, 예술에 대해서 그리 잘 알지는 못한다. 아는 척을 조금은 할 수 있겠지만, 비유하자면 그것은 전문가의 영역에 대해 비전문가가 가지는 아는 척에 불과할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예술에 대해 내가 취하는 평은 다분히 주관적이고 감상적이다. 어처구니 없을만큼 비유를 펼치고 그 바닥을 기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내심 아무런 주춧돌도 없는 무에서 만들어진 생각들이야말로 유아적으로 재미있고 유쾌하다고 생각한다. 장황하게 둘러썼지만, 나는 예술에 있어서는 문외한에 가까운 편이다. #3 연주회의 곡..

안개의방랑자 2017. 11. 9. 22:57
본과2학년 2학기 7주차 : 시간역행

#1몇 번인가의 시험이 끝났고, 시험기간 중에 동기와 처음으로 말다툼을 했다. 본과생활중에 처음 마주한 직언이었기에 놀랐고, 알고 있었던 부분들을 찔렸음에도 무척이나 괴로웠다. 타인에게 있어 내가 했던 이야기는 늘 씻어내지 못한 과오, 열등감, 좌절의 것들 뿐이었으니 어쩌지 못하는 나약한 룸펜의 의지박약한 이야기가 몹시도 거슬렸으리라. 나는 나보다 나이가 어림에도 그의 마음 속에 들어있는 정념, 젖은 나뭇잎을 태워버릴 듯한 불꽃, 고고한 기개가 몹시도 부러웠다. 당겨진 불씨는 내 마음근처까지 날아와 명멸하면서 저물어갔다.나는 지겨움에 너덜너덜해진 몸과 마음을 이끌고 본가로 돌아왔다. #2밥을 먹던 도중 다른 동기가 자신은 앞만 바라보는 직선인생이라면서, 내일만 바라보며 미래지향적으로 산다는 이야기를 했다..

자판의속삭임 2017. 9. 28. 23:08
본과2학년 2학기 2주차 : 본2병

#1 아주 길지도 짧지도 않은 방학이 끝나고 개강이 어느새 훌쩍 2주나 지나버렸다. 개강초에는 늘 일이 많기 마련이다. 재학등록과 같은 개인적인 일에서 동아리나 학생회 같은 본과 내의 일들까지 말이다. 그렇게 며칠쯤을 보내고 나면 시험기간으로 훅 돌입하게 되는데 이게 쉬지도 못하고 일에서 시험으로 돌입한다는 기분이 들어서 영 떨떠름하게 느껴질때가 많다. #2 산과학의 출산 부분에 보면 모체의 골반 위쪽 입구와 태아의 머리가 만나는 순간이 나온다. 출산의 단계에서 0번째, 그러니까 0 station으로 분류되는 상황이다. 영어로는 Engagement라는 용어로 표현하는데 굉장히 낭만적이다. 의학에 있어서 낭만 운운하는 것이 우습기도 하지만 나는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사자어가 떠올랐다. 어미 닭이 낳은 달걀에..

자판의속삭임 2017. 8. 27. 23:27
본과 2학년 1학기 15주차 : 지와 사랑

#1아마도 이 글이 방학 전에 쓰는 마지막 글이 될 것이다. #2지하철에 앉아서 깜빡 졸았던 적이 있다. 무능력한 내 자신과, 사로잡힌 내 과거에 대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계발서에서는 흔하게 사람은 모두 남보다 탁월한 한가지의 재능은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굳이 계발서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그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내가 초능력자 엑스맨처럼 광선을 쏘고 하늘을 가르지는 못하지만 무언가 나만의 비범함이 하나쯤은, 아니 딱 하나 있지 않을까. 10번칸의 맨 마지막 자리에서 나는 어느 영화라면 그렇게 시작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처럼 눈을 감고 손을 살짝 뻗어서 허공을 붙잡았다. #3기이하다고 말할 수 있는 특별한 한가지 능력이 있다면 나는 나의 '일화기억episodic memery'이 특출나지..

자판의속삭임 2017. 6. 4. 00:36
본과 2학년 1학기 12주차 : 옵세의 본망

#1 다시금 몇 번의 시험이 끝났다. 시험시험시험...동기들의 입에서 지겹다는 말이 쌓여가는 종이장 만큼이나 무수히 많이 튀어 나오기에 이르렀고 그러다가도 못견디면 종잇장처럼 얇아진 멘탈을 북 찢고 일어서서 자신만의 공부공간으로, 집으로 뿔뿔히 흩어져서 돌아가는 시간을 보내곤 했다. 나름의 1년 반 남짓한 생활에서 내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나는 심히 무난하게 페이스를 맞춰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함께 공부하는 동기들이 멘탈이 터져 도서관으로 들어오지 않는 날도 나는 혼자서 책상을 지켰다. #2 나도 누군가의 책상을 굳건하게 지키는 모습을 '옵세하다'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열람실을 지키는 최후의 몇 명쯤 되는 귀신이 되어보니까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옵세'라고 불리는 ..

자판의속삭임 2017. 5. 14. 23:31
본과 2학년 1학기 8주차 : 형광펜과 형광인생

#1나는 본과생이 되어서 형광펜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써보았다. 집에 없지는 않았지만 내게 있어서 전혀 쓰임이 요긴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효율적인 필기구가 형광펜이었다. 그런데 의대의 수업과 족보를 보면서는 형광펜을 들게 될 일이 정말 무수하게 많이 생긴다. 강의록에 빨간색 글씨가 나오면 의대생들을 붉은색의 형광펜을 뾱뾱 뽑아서 색칠을 하기에 바쁘다. 심지어는 빨간색, 파란색, 보라색 색색별로 글자가 쏟아지면 그대로 색을 맞추어 형광펜을 칠하는 일도 왕왕 벌어진다. #2형광펜은 그만큼 본과 공부가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뜻할 것이다. 결국 한시간에 200장도 넘는 슬라이드를 내빼면서 그 중에서 기억에 남기는 것은 전체의 100분의 1도 안되는 붉은 형광펜 몇 줄 표 몇 개 뿐인 것이다. 게다가 기억해야 할 것..

자판의속삭임 2017. 4. 17. 01:00
본과 2학년 1학기 7주차 : 센티멘탈리즘2

#1봄이 왔다.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장난스러운 말과 다르게 본과생에게 벚꽃을 즐길 시간은 제법 여유롭게 있다. 시험을 자주보기 때문에 시험이 끝난 주에 짬을 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문제는 누구와 함께? 라는 질문으로 몰려가는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이랑. 이라고 대답하기에는 조금 석연치 않은게 벚꽃의 계절인 것 같다. #2나는 봄을 제법 탄다. 그리고 가을도 꽤 가을대로 타는 편이다. 바보 같은 감수성 때문에 사계절 중에 두 번의 계절을 센치해져서 흐느적거리는 것은 일년이라는 시간으로 볼 때 엄청난 낭비인 셈이다. 호르몬으로만 생각해보면 봄여자, 가을남자라는 표현이 있는데 나는 어느쪽에도 속하지 못한 좋게 말해 양성적인 인간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래서 이성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것..

자판의속삭임 2017. 4. 9. 22:50
본과 2학년 1학기 6주차 : PBL

#01주차에서 순식간에 6주차로 시간을 건너뛰었다. 또다시 시험과 고시원의 생활을 반복했던 것이 핑계라면 핑계지만 분명히 중간중간 글을 적거나 올릴만한 시간이 있었다. 쓸만한 주제도 넉넉하게 있었다. 허나 그러지 못했다. 은연중에 나의 안일한 몸을 방구석에 뉘이고 핸드폰을 바라보며 낄낄 거리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아! 나는 어째서 그렇게 기계적이지 못하고 인간적이었던가! #1작문은 대단히 신비롭다. 가장 자연스럽고도 아름답게 작문이 이루어지는 상황은 하염없이 길을 걷고 있거나 버스를 타고 있을때이다. 나는 한번도 틀리지 않고 스스로도 놀랄만큼 아름다운 문장을 종종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발걸음을 돌리거나 출입문에서서 삑! 하고 교통카드를 찍고 나면 간밤의 꿈처럼 활자들은 온데간데 없이 ..

자판의속삭임 2017. 4. 2.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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